밤의 네 번째 서랍

너머의 새/강영은

Beyond 정채원 2021. 9. 19. 00:58

너머의 새

 

 

새가 날아가는 하늘을

해 뜨는 곳과 해 지는 곳으로 나눕니다

비틀리면 북쪽과 남쪽을 강조하거나

죽음을 강요 합니다

 

나의 흉곽을

새장으로 설득하기도 합니다

'

사이에 있는 것은 허공

새가슴을 지닌 허공을 손짓하면

새가 돌아올지 모르지만

새의 노동이

노래를 발견하고 나무를 발명합니다

 

헤아릴 수 없는 크기를 가진 숲에

잠깐 머물러

나무와 나무의 그늘이 이해한다 해도

 

조족지혈의 발가락이 없었다면

당신이 던진 돌멩이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点하나가 돌에 맞은 공중을 끌고 갑니다

 

제가 새라는 걸 모르고

새라고 하자

공중이 조각조각 흩어집니다

 

아무런 계획도 목적도 없이 너머를

넘어가는 새

 

새라고 부르면 새가 될지 모르지만

나라고 발음하는 새는

누구일까요?

 

 

《시와사상》 2018 겨울호

(≪현대시》2021 9월호에 재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