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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라를 듣다/강기원 시집

Beyond 정채원 2021. 12. 15. 22:54

 

시인의 말

 

북두칠성에 흰 우유를 뿌리는

유목민의 마음으로 ······ .

 

 

2021년 11월

강기원

 

 

 

 

현관

 

 

나는 밤의 현관에 서 있는 사람

 

현관에 고인 찬바람 속의 사람

 

한 발은 안에

한 발은 밖에

 

가물가물 걸치고

 

가만히 서서 발에 물집이 잡히는 사람

 

고개 든 채 잠든 오령의 멧누에 꿈속처럼

 

무릎 없이 변모를 기다리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다만 보라를 듣다》, 민음의 시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