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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밀키스/김왕노 시집
Beyond 정채원
2024. 1. 15. 00:53
막바지
막바지로 몰렸을 때 스파크 일듯 온몸에 에너지가 폭
발한다. 내가 내 생의 빅뱅을 느꼈을 때가 막바지로 몰렸
을 때, 내게 일어난 힘의 대폭발로 막바지를 이기는 기적
을 경험했다. 때론 막바지의 절박함, 막다른 곳에 몰린 쥐
가 고양이를 향해 대들 듯이 막바지에 그렇게 일어나는 역
전현상, 엄청난 삶의 의지를 휘발유에 불을 댕기듯 타오르
게 한다. 막바지엔 강한 등뼈로 무엇에라도 견디게 해. 무
료한 나날은 막바지로 막다른 곳에 가끔 몰리고도 싶다.
막바지엔 바위 같은 역경을 벌떡 들고 일어나 세상 중심에
서 소리치고 싶다. 아 아, 가도 가도 밋밋한 세상, 그리운
막바지, 막바지를 입고 막바지를 이기고 산 아버지
김왕노 시집 《사랑해요, 밀키스》, 시인광장 시인선 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