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네 번째 서랍

코끼리를 매단 모빌/신명옥

Beyond 정채원 2017. 4. 10. 23:45

코끼리를 매단 모빌

 

 

신명옥

 

 

혼자일 필요성 안에서 오래 머물다

꼬리를 물고 원을 맴돌다

모빌에 코끼리를 매달다

뒤뚱거리며 자전과 공전을 하다

코끼리 무게만큼 하루가 기울다

 

코스 벗어나다 몽롱한 새벽을 걸어가다 푸른 나팔꽃 깨어있다 너 발견하다 모르는 것은 새롭다 몇 개의 대물렌즈로 관측하다

 

보이는 것은 코끼리의 발톱쯤일 것

참나무 잎보다 많은 의심과 기대로 상상과 실제를 더듬다

너는 너무 멀리 있거나 너무 가까이 있다

 

다가가야 보이는 세계를 향해 저쪽으로 건너가는 귀뚜라미 새로운 꽃들의 이름을 묻는다

 

지금  보이는 것이 어는 부분의 세포일까

적당한 초점거리를 찾으면 너의 전체가 보일까

너를 알면 코끼리가 가벼워질까

 

 

『예술가 2017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