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네 번째 서랍

산업혁명/임준진

Beyond 정채원 2018. 9. 21. 00:30

산업혁명


임준진



보이지 않는 악수는 이루어졌고

그는 희미한 세상 저편을 건너기로 했다


눈물은 흘리지 말아야 하는 것

강을 건너기에 앞서

그것은 모두를 위한 강인함이라 배운다


그가 선택한 마지막 양심은

돌다리를 걷는 것

발밑을 보기 위함이라


한 발짝 건널 때에 강물은 흐른다

한 발짝 건널 때에 눈물은 멈춘다

무엇을 흘렸는지는 뒤를 돌아 볼 때 아리라

더 이상 흘릴 것이 없어지는 날

돌다리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훗날 그는 역사가가 되어

뒤를 돌아보았다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는데

이리도 슬피 흐르고 있을 줄이야

이리도 눈물이 아름답게 흐르고 있을 줄이야




『포엠포엠』제 14회 신인작품공모 당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