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김상혁 네가 잠들면 너에 대하여 나는 하는 일 없네 나의 목소리가 열린 어깨처럼 환해지는데 나라는 밧줄을 너 없는 바닥까지 늘어뜨리네 (우리는 어제 싸우고 오늘 싸웠지 화가 안 풀린 날은 밥상 앞에서 밥알 세는데 끈기 없는 생활이 꿈의 바닥에 쏟아져 있다 부족한 사랑은 꼭 비유되더라, 더 늦은 밤으로 도망치더라) 네가 잠들면 너에 대하여 나는 하는 말 없네 나의 침묵이 열린 가슴처럼 들뜨는 중에 나라는 밧줄을 너 없는 바닥까지 늘어뜨리네 (뭐든 해주는 사람이란 얼마나 좋은지 오라면 오지 여기 먹으라면 먹지 혼자서 야근하고 들어와 식은 아침밥 긁어대는 사랑의 위장아 너는 이런 말도 하지 너 같은 거 죽어버려 처음 우리 만나던 그때처럼!) 네가 잠들면 비로소 널 구해주고 싶네 나라는 썩어버린 밧줄을 너 없는 바닥까지 늘어뜨리네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3년 8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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