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의 재배치 페루인들이 팬플루트와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었다 한때 이슬람 모스크였으나 지금은 가톨릭교회가 된 스페인의 대성당 초입에서 엘 콘도르 파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달팽이가 되느니 참새가 되겠어요 못보다는 망치가 되겠어요 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그럴 거예요** 아코디언의 주름이 한껏 펼쳐질 때마다 내 안에 접혀 있던 주름들이 바람소리와 함께 날개를 펼치곤 했다 이미 오래 전에 떠난 줄 알았으나 떠나지 못하고 깊숙이 차곡차곡 접혀 있던 시간들이 노랫말과 만나 먼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2 천 년 전 나스카 사막에 새겨놓은 거대 지상화처럼 쉽게 해독할 수 없는 주름들, 열대우림에서나 볼 수 있는 금강앵무를 메마른 사막에 새겨놓은 까닭을 더듬더듬 헤아려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