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뱀처럼 이재훈 당신은 이름이 없어요. 탯줄은 있는데 아우성이 없어요. 바람이 부는데 소리가 없어요. 깊이가 없는 어둠이죠. 새벽 다섯 시를 만나요. 무릎을 꿇고 환하고 어지러운 말을 했어요. 사람들은 하늘을 보며 구름만 봐요. 도망간 사랑을 부르지 않아요. 그냥 불러보는 거예요. 당신의 귓불에는 가닿을 수 있잖아요. 한숨으로 변신하고 싶어요. 안식을 바라지 않아요. 미치도록 어깨를 세워 일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싶어 흙을 만졌어요. 우정의 시간을 물 위에 쓰고 흘려보냈어요. 당신의 비밀을 훔치려고 노래를 불렀어요. 영혼을 부르는 가장 빠른 길은 두려움이죠. 이런 꽃잎. 저런 열매. 저어기 고여 있는 새벽, 웅크리고 울고 있는 어린 염소. 매일 낭비하는 신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