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아니므로/전형철 시집
밤이 아니므로 이 방은 어두운 방, 거품의 방, 늙지 않는 방, 수헬리베의 방, 침묵의 방, 고통의 방, 리라의 방, 정오를 건너는 방 내 것이 아니었어야 하는 방, 깊은 잠 조용히 내려온 방, 뚫어져 밑창에 닿은 방, 첫 화장에 혼자 눈부신 방, 꽃 피고 슬픈 방, 흩어져 버릴까 꼭 쥔 방, 이렇게 주머니에 몰래 넣는 방, 누구도 찾지 않는 방, 숨죽여 아직은 아닌 방 가슴과 마음 밖에 있는 방, 꽃도 곰팡이도 없는 방, 언제나 네가 없는 방, 처음부터 없던 방, 이렇게 좋을 일도 없는 방, 어떤 눈동자도 없는 방너라는 눈부심과 가장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꿈꿨던 방, 그래서 다시 심연에 깃든 괴물을 찾는 방, 울타리 너머를 오래 바라보다 서서히 양의 미소를 닮아 가는 여우의 방 가지고 싶으면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