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신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은 져서 어디로 가나/정채원

Beyond 정채원 2024. 11. 6. 14:48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꽃은 져서 어디로 가나/정채원

2009. 5. 9. 02:57
 

[서울신문]

 

꽃은 져서 어디로 가나/정채원

 

 

길을 잃고 헤매다

한 마을로 들어섰다

뜻밖에 만난 커다란 연못

가득 피어 있던 연꽃들

 

아아 탄성을 지르며

돌아서는 순간

꽃 한 송이 하르르

무너져 내렸다

 

ㄱㄱ ㅗ ㅊ

수면에 떠 있었다

 

고요

초저녁

고추잠자리

 

우리는 어둑어둑한 길을 지나

캄캄한 밤

집으로 돌아왔다

 

다 무사하였다

 

 

정채원 제2시집 《슬픈 갈릴레이의 마을》, 민음의시 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