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밤의 네 번째 서랍

휴일/임승유

Beyond 정채원 2016. 12. 2. 11:00

휴일


임승유


 

휴일이 오면 가자고 했다.

 

휴일은 오고 있었다. 휴일이 오는 동안 너는 오고 있지 않았다. 네가 오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모르는 채로 오고 있는 휴일과 오고
있지 않는 너 사이로

 

풀이 자랐다. 풀이 자라는 걸 알려면 풀을 안 보면 된다. 다음날엔 바람이 불었다. 풀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알게 된다.  내가 알게 된 것을

 

모르지 않는 네가

 

왔다가 갔다는 걸 이해하기 위해 태양은 구름 사이로 숨지 않았고 더운 날이 계속되었다.  휴일이 오는 동안

 

 


 

 

『문학동네 2016년 가을호
(제 62회 현대문학상 시부문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