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인 비몽 & 사몽 정채원 완전히 잠이 들지도 않았지만 완전히 깨어난 것도 아닌 상태는 어떤 것일까?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꿈에서 깨어난 것도 아닌 사람들이 쓰는 글을 시라고 부르면 어떨까? 일상적인 감각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부재하는 것들, 설명되지 않지만 거부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매혹이 거기에 있다. 어느 가을날 아침 반쯤 잠이 깬 채로 눈을 감고 누워 있을 때 아기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그때 큰 애는 외국에 있었고 작은 애는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고 있었으니 그 아기울음소리는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임이 분명했다. 아무리 달래려 애를 써도 그치지 않고 울어대던 그 아기를 어쩔 수 없어, 침대에 누운 채로 꼼짝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나는 그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