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23 봄 장석남 유골함을 받아 안듯오는, 봄이 언짢은 온기 산 송장들을 만드느라관청의 서류마다 죄가 난무하고 공원의 쇠 울타리 안에서 정원사들은 날 선 법복 차림으로꽃나무 뿌리마다 납 물을 붓고 있네화창한 사오월의 봄날에도납빛 꽃들이 신문지의 비열한 제목처럼 만발해 오리라 용답역 모퉁이에서 검은 무쇠 칼을 움켜쥐고더덕 껍질을 서걱서걱 긁어 까는 가난한 할머니만이망명한 봄을 숨겨 간직하였구나 나는 잠시 더덕 내음의 면회객이 되어 저편의 봄을 엿본다흙 껍질 속의 흰색! 장지壯紙 빛, 신비한 향기를 맡으며백범白凡의 그 두루마기 빛깔까지 허망 걸어가 보네 유골함의 온기 같은지금 2023년 봄볕을기록하여 두네 새 그리기 새를 그리고 그 옆에 새장을 그린다그러면 자유를 그린 것 같다새는 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