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입 정채원 초승달 눈이 웃고 있는 동안 입은 울고 있을지도 몰라 마스크 아래 숨겨진 입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충성을 맹세하고, 돌아서기도 전에 숨겨진 입으로 욕설을 내뱉고 저주를 퍼붓고 코로나19 이전의 우리와 이후의 우리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는데, 모호한 희망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귀가하자마자 실종된 입부터 찾아온다, 위장을 모르는 입이 잠시 주인에게 돌아왔다 귀가 전의 입과 귀가 후의 입은 언제쯤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시인협회 사화집 《포스트 코로나 》,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