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규칙 사이 정채원 표범은 표범이 되었고비단뱀은 비단뱀이 되었다어쩔 수 없이 수박이 너무 익어가던 날 열대야에 정전이 되었고옴짝달싹할 수 없어요48층 펜트하우스에선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하염없이 녹아내리고 그러나주차장에 묶인 자전거는헬리콥터가 될 순 없어 우연으로도 규칙으로도될 수 없는 건 될 수 없다네 너무 익어가는 수박을 막을 순 없다네아무도 먹을 수 없게 된다 해도붉어지다 검붉게 터진다 해도 어쩔 수 없다네우연히 사람이 되었고규칙에 따라 사람이 되었지만 나는 네가 될 수 없고네 곁에 갈 수 없다네 Beyond The Scream* 정채원 벽장에 넣어둔 가방이 새벽까지 뒤척거린다 가방 안에는 백 년 묵은 얼굴뭉크 전시회의 입장권카푸치노 두 잔의 영수증 버려도 버려지지 않고 이따금 기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