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아내는 40년 류머티즘 앓은 고서적 한 권
두 개의 인공관절, 변형을 바로잡은
철심이 여기저기 문장의 중심으로 박힌 책
크레졸 냄새와 한나절 시간의 대수술을
8번이나 한 문장으로 이뤄진 책
떨어진 나뭇잎의 잎맥으로 새겨진
나무의 문장을 읽는다고
숲에 수천 톤 쏟아지는 햇살이 환한 날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온몸에 온
아내의 통증을 한 줄 한 줄 읽는
독서의 계절 차라리 내가 아내 대신
통증의 경전이 되어
종일 햇살이 줄줄 끝없이 읽기를 바랍니다.
김왕노 시집 《백석과 보낸 며칠간》, 시작시인선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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