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지금을 영원이라고 하자
생각의 흔적마저 지워가는
시간의 눈빛이거나 고뇌라고 하자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아름다움처럼
영원을 지금이라고 하자
정상엔 아무도 살지 않았다
하늘마저 얼어붙은 정상에 풍경 따윈 없었다. 적막을 뒤집어쓴
허공만이 나를 반길 뿐이었다. 얼음의 숨결이 내 숨결을 막았다.
찰나의 환호성마저 바람이 잘라먹었다. 하지만 신神은 끝내 모습
을 보여주지 않았다.
정상엔 아무도 살지 않았다.
최영규 산악시집 《설산 아래에 서서》, 리토피아포에지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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