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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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 남은 웃음/김원옥 시집

Beyond 정채원 2023. 4. 19. 11:00

 

 

울다 남은 웃음

 

김원옥

 

 

무지개가 떴다

그것은 낮의 빛 속에서

오래도록 영롱했다

 

어느 날부터

한 색깔 한 색깔

하늘 골짜기로 떨어져 갔다

떨어질 때마다

괴로움이 필요했던 것의

하늘이 무너지는 것의

바람을 얼굴에 맞곤 했다

 

격렬하게 엉켰던 시절이 가고

칼날처럼

황폐해진 세상에서

상처받은 시간이 지나

아름드리나무들의

검게 탄 미소 위에 남은

일그러진 두 색깔

 

삶의 무익성 속에서

침묵을 지키게 될

그날은

 

 

시집 《울다 남은 웃음》, 황금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