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
사랑은 아름다운 구름 이며 보이지 않는 바람 인간이 사는 곳에서 돈다 사랑은 소리나지 않는 목숨 이며 보이지 않는 오열 떨어져 있는 것에서 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라는 마음 받아도 받아도 모자라는 목숨 사랑은 닿지 않는 구름 이며 머물지 않는 바람 차지 않는 혼자 속에서 돈다. 詩想노트 이 시는 그 옛날 포르투갈 리스본 옛 성터에 올라가서 쉴 때 무심코 나와버린 시입니다. 그 무렵 나는 한 아름다운 여인하고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가까이 갈 수 없는 두 사람 간의 거리를 늘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한 거리(距離)를 생각하면서 체념도 아니고, 사랑도 아닌, 그 사랑의 그리움 같은 나의 사랑철학을 생각해 냈던 겁니다. 시는 이러한 '거리'에서 생겨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사랑과 사랑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꿈과 꿈 사이, 꿈과 현실 사이, 먼 곳과 가까운 곳 사이, 욕망과 현실 사이, 과거와 현재 사이, 현재와 미래 사이, 이렇게 벌어진 그 사이, 그 거리에서 그리움이 생기고, 시가 생겨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로 시는 그리움의 세계입니다. 그 끝없는 그리움을 추적하고 있는 세계입니다. 항상 아쉼으로 이어지는 영혼의 세계입니다. 꿈이 많은 인간들의 영혼은 항상 만족함이 없이 굶주리고 있는 겁니다. 사랑하고 있는 영혼은 항상 만족함이 없이 굶주리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굶주리고 있는 영혼의 갈망, 그것이 시이고, 사랑이고, 그리움이 아닐까. 인생처럼. --------------------------------------------------------------------------------------------------------- 머리말 이 시는 나의 과거의 시집 속에서 손이 가는 대로 뽑은 100편의 시에다가 그 시에 얼킨 나의 인생 경험과 시적 경험을 적어서 써내린 일종의 나의 인생과 나의 시의 자전적 편모라고 하겠습니다. 100편의 시는 출판사측의 요청이었습니다. 나의 시는 독자 여러분들이 이미 읽어서 아시다시피 해설이나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그만큼 나는 여러 독자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시 작업을 내 인생처럼 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의 인생철학인 순수고독(純粹孤獨)과 순수허무(純粹虛無)에 있어서는 그 깊이에 있어서 다소 설명이 필요할지는 모릅니다. 요컨대 누구나 삶이 원천적으로 고독하다는 것이 나의 순수고독의 개념이며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 나의 순수허무의 개념입니다. 나는 이 고독과 허무를 열심히 살아왔을 뿐입니다. 인생처럼. 1992년 5월 경기도 안성군安城郡 편운재片雲齋에서 조병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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