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민일보 2024년 3월 15일 금요일자
유진의 詩가 있는 풍경 내일 장석남 걸어서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바다가 있었습니다 날개로 다는 날 수 없는 곳에 하늘이 있었습니다 꿈으로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세월이 있었습니다 아, 나의 세월로 다는 갈 수 없는 곳에 내일이 있었습니다 ♦ ㅡㅡㅡㅡㅡ 내일은 언제나 예정이고 꿈이다. 내일은 하늘과 바다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머나먼 미래를 향해 있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있고, 삶이 있고, 현존하는 오늘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오늘을 꿈꾸던 어제가 없었다면? 꿈꾸는 내일이 없고, 희망적인 미래가 없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오늘을 살게 될까? 철학자 칼 포퍼는 ‘인생은 문제 풀이의 연속이며, 최선의 선택보다 최악의 회피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던 선배는 ‘인생이란 잘 살려다, 잘 살려다, 잘 살려다 죽는 거’라며, 고희를 넘기고도 새로운 도전을 즐기며, 풍요로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인생은 짧고, 영원히 닿을 수 없는 내일이다. 원하는 것을 추구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집중하며, 순간순간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할 오늘이 있을 뿐이다. ㅡ 유진 시인 (첼리스트. 선린대학 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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