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은 비물질을 껴안고 운다/정채원 두개골 속 1.5킬로 고깃덩어리가나는 누구인가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도대체 사랑이란 게 있긴 있는가이런저런 것들을 캐묻는다자다가도 묻고 울다가도 묻고,이 세상에 보이는 건 모두 가짜 아닐까이 얼음 같은 사탕도 착각 아닐까물질이 자유의지를 갖고 물질을 와드득 깨물고물질과 비물질이 서로 밀고 당기고 엎치락뒤치락꼬리에 꼬리를 무는이 또한 누구의 희미한 기억 속일까무중력의 공간을 달려가는 그리움은백만 미터고 천만 미터고 거침없이 계속 달려간다잡을 수가 없다, 그대여 슬픔이여내 육신은 고작 백 미터도 도망치지 못하는데생각의 꼬리에 매달려 캄캄한 우주를 홀로 유영하는나는 누구의 꿈속에서그림자의 그림자를 보고 있는 것일까에포케!다시 동굴로 들어가자뇌가 평생 갇혀 사는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