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서정춘 시집(b판시선 038) 시인의 말 하류가 좋다 멀리 보고 오래 참고 끝까지 가는 거다 매화걸음 매화걸음 했었지 살얼음걸음으로 가는 동안 녹아서 피는 꽃 보았지 드문드문 피어서 두근두근 보았지 아껴서 보았지 요로콤만 보았지 진달래꽃 그해, 지리산 밑 오두막에 살면서 산막을 드나들다 총 맞은 가슴팍에 진달래꽃을 피워놓고 고요히 잠든 사내를 빨치산이라 불렀었지, 대밭일기 비갠 뒤 대밭 속 여기저기 개똥 자리에 죽순이 올라 있다 개똥 먹은 죽순 굳세어라 竹竹 책소식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