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막지 말아요
가슴에 구멍을 뚫으면 피리가 되지
몇 개를 막으면 노래가 되지
노래에 구멍을 뚫으면 춤이 되지
자면서도 멈출 수 없는 춤
떼 지어 다녀도 늘 혼자인 춤
구멍이 다 막히는 날
노래도 춤도 다 막히고,
막이 내리지
다음 공연은 아직 미정
흰눈썹황금가슴새
어두컴컴한 숲속에서
너와 마주친 순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더운 피가 폭포처럼 흘러갔다
순식간에
지구를 두 바퀴 반 돌았다
선 자리에 못 박힌 채
작은詩앗 채송화 《끝까지 꽃》 제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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