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밤의 네 번째 서랍

악몽/강인한

Beyond 정채원 2022. 12. 30. 22:21

악몽

 

 

초승달이 나뭇가지에 찔려 있다.

붉은 안개가 피 묻은 붕대처럼 천천히 풀리며 내려온다.

자정에 당신의 그림자가 일어선다.

거울 속을 들여다보는 당신의 그림자.

거울을 열고 밤하늘로 내딛는 첫 발자국에

스윽 피가 묻는다.

내일 아침 당신이 못 돌아오게 되면

당신의 그림자가 하류에서 발견될 것이다.

 

 

시집 《강변북로》

 

기획 단시 리뷰, 《시와세계》 2022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