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책소식

현대비평/한국문학평론가협회

Beyond 정채원 2025. 2. 18. 21:09

 

목차

특집1_제35회 김환태평론문학상
18 심사경위 및 선정이유서
22 자전연보 박슬기 | 어느 책벌레의 성장기
30 수상소감 박슬기
31 비평가론 정기인 | 독보적인 리듬의 이론가 - 박슬기 '리듬 3부작'의 설명

특집2_1930년대 한국문단과 김환태의 비평
42 오형엽 김환태 비평 연구
74 박동억 오형엽 발표문에 대한 토론문
77 장문석 김환태와 박용철 - 김환태와 《문장》에 관한 예비적 고찰
100 이성혁 장문석 발표문에 대한 토론문
104 강용훈 김환태 비평과 1930년대의 '통속' 비판 담론
137 전철희 강용훈 발표문에 대한 토론문

한국의 현대비평 - 정과리
142 윤경희 명교와 과리 - 정리의 글쓰기에 부쳐집

오늘의 비평 - 심진경
154 최가은 운동체로서의 '빈 괄호' 쓰기 - 심진경의 페미니즘 비평

비평집 리뷰
166 이소 그렇게 열린 틈으로 무엇이 - 이광호, 『작별의 리듬』(문학과지성사, 2024)
175 소영현 저글링하는 비평 - 김형중, 『시절과 형식』(문학과지성사, 2024)

철학 및 역사 비평
186 손화철 랭던 위너의 기술정치학과 인공지능 시대

문화 비평
198 이길주 한류 시리즈 4 - 한류의 원천 한류의 시공간적 뿌리와 미래비전

영화 비평
218 전찬일 내가 〈전,란〉에 치명적으로 매혹당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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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비평가는 먼저 자기를 말하여야 한다. 한 작품에서 어떠한

     감동과 기쁨을 받았는가를, 그리고 그로 인하여 자기가 얼마만큼

     변모되었는가를 고백하여야 한다. 정연한 논리를 세우기는 쉽다. 

     그러나 자기를 표현하기는 어렵다.  문예비평가가 창작가와 함께 

     자기표현의 고통을, 다시 말하면 창작의 고통을 맛보는 것은 오직

     이 길을 통하여서인 것이다. *

 

 

     김환태는 비평가의 자기표현을 강조하는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

은 이 자기표현의 내용이 "한 작품에서 어떠한 감동과 기쁨을 받았

는가를,  그리고 그로 인하여 자기가 얼마만큼 변모되었는가를 고백"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문예비평가가 창작가와 함께 자기표현의

고통을, 다시 말하면 창작의 고통을 맛보는 것"은 비평의 표현론적

차원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 대목에서도 자기표현의 내용이 작품으

로부터 받은 감동과 기쁨, 그리고 그로 인한 자기 변모라는 점에서

비평의 효용론적 관점을 근본적으로 내포하는 것이다.

     여기서 김환태는 문예비평가가 "창작의 고통을 맛보"아야 한다

고 주장함으로써 창조적 예술가로서의 문예비평가의 역할을 강조

한다. 문예비평가는 "높은 문학적 교양과 심미적 훈련이 있"고 "감

상력이 발달한" 사람, 즉 고도의 심적 훈련과 탐미적 교양을 통하여

'심미안'을 확보한 사람인 동시에, 창조적 예술가이기도 하다는 것

이다. 이 지점에서 김환태의 비평론은 '창조적 비평론'의 입장을 보

여준다. 창조적 비평론이란 작품과 비평의 관계에 대한 기본의 주종

적인 시각을 부정하면서, 비평이 창작과 똑같은 수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 입장은 문학작품을 절

대적으로 우월한 어떤 것으로 보지 않고 비평가의 예술적 취향과

활발한 상상력을 통하여 재구성이 가능하다는 생각과 상통한다.

 

 

* 김환태, 『비평문학의 확립을 위하여』 중에서

 

 

오형엽의 「김환태 비평 연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