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답잖은/시답지 않은
―구더기
이낙봉
마른 풀에 붙어있는 이슬이다,
그것 뿐 아무 것도 아니다,
검은방을 빠져나오려는 한 구더기와 다른 한 구더기가 만난다, 한 구더기는 벽을 따라 오르다 떨어지고 오르다 떨어지면서 검은 방을 빠져나오고
다른 한 구더기는 방바닥을 기어기어 기어이 검은 방을 빠져나와 만난다,
그렇게 애쓰다 곧 말라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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