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밤의 네 번째 서랍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장혜령

Beyond 정채원 2018. 6. 29. 23:10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장혜령



처음은 두 개의 귀라고 여겼다


두 개의 달, 혹은 두 개의 손잡이


토성의 고리는

페이스트리 파이처럼

여러 겹이며

기차만한 크기의 얼음들로 이루어져 있다


고리와 고리 사이,

천문학자들은 그 무덤 속으로

자신의 이름을 밀어 넣었다


카시니, 엔케, 맥스웰, 켈러…


일곱 개의 트랙이 서로 다른 속도로 회전할 때


혜성은

바늘처럼 끌려와

레코드 위에 물결무늬를 새기며


이 시각에도 연주자가 사라진 다음의 음악을

운행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먼,

주방당한 늙은 신의 얼굴로



계간『시로여는세상』 2018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