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장혜령
처음은 두 개의 귀라고 여겼다
두 개의 달, 혹은 두 개의 손잡이
토성의 고리는
페이스트리 파이처럼
여러 겹이며
기차만한 크기의 얼음들로 이루어져 있다
고리와 고리 사이,
천문학자들은 그 무덤 속으로
자신의 이름을 밀어 넣었다
카시니, 엔케, 맥스웰, 켈러…
일곱 개의 트랙이 서로 다른 속도로 회전할 때
혜성은
바늘처럼 끌려와
레코드 위에 물결무늬를 새기며
이 시각에도 연주자가 사라진 다음의 음악을
운행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먼,
주방당한 늙은 신의 얼굴로
계간『시로여는세상』 2018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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