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의 잠자리
강인한
죽음 이후의 투명한 슬픔을
바람이여 그대가 데려왔는가.
점심을 마친 한낮
식당 너른 마당에 나왔더니
내 손등에 잠자리 한 마리 날아 앉는다.
바람이 건드려도 그 자리 그렇게
겹눈을 뒤룩거리며
생각의 실마릴 더듬는지, 하소연을 삼키는지
오랜 눈물을 참고 있는지
내가 조용히 손을 들어
가거라 멀리, 떠나가라, 날려 보낼 때까지.
어느 날의 카메라 앞에서
가만히 내 어깨 위에 놓인 네 손처럼.
『시사사』 2018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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