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밤의 네 번째 서랍

프란치스코의 잠자리/강인한

Beyond 정채원 2018. 8. 1. 00:30

프란치스코의 잠자리

 

 강인한

 

 


죽음 이후의 투명한 슬픔을

바람이여 그대가 데려왔는가.

점심을 마친 한낮

식당 너른 마당에 나왔더니

내 손등에 잠자리 한 마리 날아 앉는다.

 

바람이 건드려도 그 자리 그렇게

겹눈을 뒤룩거리며

생각의 실마릴 더듬는지, 하소연을 삼키는지

오랜 눈물을 참고 있는지

 

내가 조용히 손을 들어

가거라 멀리, 떠나가라, 날려 보낼 때까지.

어느 날의 카메라 앞에서

가만히 내 어깨 위에 놓인 네 손처럼.



 

『시사사』 20187-8월호

 

   

   

'밤의 네 번째 서랍'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높은 바닥/박성우  (0) 2018.08.08
물류창고/이수명  (0) 2018.08.01
낡은 사물들/최문자  (0) 2018.07.26
[스크랩] 은둔자 / 하린  (0) 2018.07.10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장혜령  (0) 2018.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