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통
알레르기 반응처럼 온몸을 긁는다
없는 장기(臟器)를 찾는다
피가 떨어지는 심장
콩팥 한 점의 시를 씹어 먹는다
나의 음부
내 것이 아닌 음부
나는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을 잊기 위해
시를 쓴다
시를 쓸 때마다
푸른 손가락을 하나씩 자른다
미칠 듯한 가려움만 남는다
양변
나는 지금 예민하다
당신을 삭히기 위해
온몸의 거품을 끌어 올려야만 한다
당신은 불안을 잊는다
나는 홀로 감정을 곱씹는다
당신에 대한 나의 감정
당신이 남긴 감정의 진실
언제쯤 불안을 이해할 수 있을까
온몸의 거품을 끌어올린다
나는 아직 예민하다
아직 나는 당신을 처리 중이다
황중하 시집 《아직 나는 당신을 처리 중입니다》, 시인동네 시인선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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