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꽃 [詩의 뜨락]
관련이슈詩의 뜨락
입력 : 2022-08-12 18:04:14 수정 : 2022-08-12 18:04:13
정채원
나는 피었다가 기필코 지는 꽃을 사랑한다. 지는 모습을 감추지 못해 슬퍼하는 꽃을 오래 사랑한다. 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꽃을 더 오래 사랑한다. 피기도 전에 져 버린 꽃을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 패색이 완연한 계절, 내 안에 너는 아직도 피어 있다. 비로소 꽃이 되었다, 서로에게.
-시집 ‘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천년의시작) 수록
●정채원 시인 약력
△1951년 서울 출생. 1996년 월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나의 키로 건너는 강’ ‘슬픈 갈릴레이의 마을’ ‘일교차로 만든 집’ ‘제 눈으로 등을 볼 순 없지만’ 등이 있음. 한유성문학상 등 수상.
[ⓒ 세계일보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5시집 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ditor's Pick/김병호, 나의 독자들에게/정채원 (0) | 2022.09.29 |
---|---|
<시가 흐르는 아침> 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0) | 2022.08.24 |
[8월의 좋은 시] 북극의 8월 (0) | 2022.08.13 |
「만능 접착테이프」를 읽다/권영숙 (0) | 2022.08.01 |
[문태준의 詩 이야기] 정채원 시 '북극의 8월' (0) | 2022.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