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밤의 네 번째 서랍

우긴다고 되나/유안진

Beyond 정채원 2023. 12. 6. 13:47

우긴다고 되나

 

 

반세기도 넘어 전에 임하댐에 잠긴

동화 속 나의 세상

그 작은 나라는 간데없고

처음 와보는 타국의 어디 같은

댐가의 낯선 마을 몇 집들

낯선 여기를 고향이라고 우긴다

낯선 골목의 낯선 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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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늙는다는 것은 깨닫는다는 것이기도 한가.

깨닫기는 하지만 실천할 체력이 없다는 슬픈 것인가.

아프기 전에는 아프다고 거짓말 많이 썼구나.

써온 모두가 거짓말뿐이었다는 부끄러움뿐이구나.

그때는 정말 진실이었는데, 늙고보니 아니었구나 싶어

부끄럽고 슬프다.

 

 

《유심》 2023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