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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식

마음의 왕자(다자이 오사무 산문집)/유숙자 옮김

Beyond 정채원 2024. 12. 21. 17:16

 

책소개
불안하고 고독한 청춘의 화신이자 전후 시대의 황폐한 정신 세계를 체현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문학과 삶을 이해하기 위해 필독해야 하는 46편의 산문을 한데 엮은 『마음의 왕자』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다자이 오사무는 우리나라 독자에게 특히 친숙한 일본 작가로, 그의 대표작 『인간 실격』, 『사양』 등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다자이와 그의 작품을 둘러싼 독자의 비상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작가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는 산문은 파편적으로 소개되어 왔을 뿐, 좀체 일목요연하게 엮인 적이 드물었다. 이번에 출간된 『마음의 왕자』는 작가의 문학 인생을 초기(1933)부터 최후(1948)까지 톺아볼 수 있도록 결정적 작품만을 연대별로 엄선하여 수록한 산문집으로, 작가의 애독자에겐 물론 그의 대표작을 통해 이제 막 다자이의 문학 세계에 입문한 이들에게까지도 깊은 감동과 통찰을 선사해 줄 것이다.

또 그동안 다자이에게 붙어 있던 ‘데카당스(퇴폐주의)’라는 꼬리표를 떼고, 생활과 문학에 혼신을 다하는 ‘인간’ 다자이 오사무의 맨얼굴,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목소리를 체험할 수 있다. 지금껏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사양』, 『만년』, 『달려라 메로스』 등을 우리말로 소개해 온 유숙자 번역가가 직접 엮고 다자이만의 고유한 호흡과 리듬을 빈틈없이 살려 옮긴 『마음의 왕자』는 작가의 문장 자체가 지닌 즐거움, 호소력 짙은 울림 역시 일깨워 준다.
 
"생활이란 무엇입니까?"
"쓸쓸함을 견디는 일입니다."
"예술이란 무엇입니까?"
"제비꽃입니다."
"시시하네요."
"시시한 겁니다."
 
"예술가란 무엇입니까?"
"돼지코입니다."
"그건, 너무한데요."
"코는, 제비꽃 내음을 알고 있습니다."
                                                        - 「희미한 목소리」중에서
 
 
저자 및 역자소개
다자이 오사무 (太宰治)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