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책소식

토마토 파르티잔/원도이 시집

Beyond 정채원 2024. 12. 4. 10:35

 

 

 

그네

 

 

발이 닿지 않아서

바닥이 사라져서 좋습니다

흔들려서

흔들리기 좋아서

한시도 멈추지 않아서

멈출 수가 없어서

앞으로 뒤로 꼭 그만큼만 가고

그만큼만 돌아와서

물러나도 더 물러설 수 없어서

물러난 곳이 하늘이어서

공중에 매달려서

날 수 있어서

아주 잠시 나비가 되어서

아이가 되고 놀이가 되고

구름이 되어서

그리고 지상에 닿았을 때

잠시, 어지러워서 좋습니다

 

 

 

원도이 시집 《토마토 파르티잔》, 달을쏘다시선 021, 제9회 동주문학상 수상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