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발이 닿지 않아서
바닥이 사라져서 좋습니다
흔들려서
흔들리기 좋아서
한시도 멈추지 않아서
멈출 수가 없어서
앞으로 뒤로 꼭 그만큼만 가고
그만큼만 돌아와서
물러나도 더 물러설 수 없어서
물러난 곳이 하늘이어서
공중에 매달려서
날 수 있어서
아주 잠시 나비가 되어서
아이가 되고 놀이가 되고
구름이 되어서
그리고 지상에 닿았을 때
잠시, 어지러워서 좋습니다
원도이 시집 《토마토 파르티잔》, 달을쏘다시선 021, 제9회 동주문학상 수상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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