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寒天
윤효
채신머리도 잊고 노릇노릇 공들여 키운 열매를
땅 위에다 잔뜩 차려놓았는데도 어느 한 놈 기웃
거리지 않았다. 늙은 은행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고는 우수수 잎을 내려 그 낱낱의 슬픔을 덮어주는
것뿐이었다.
쥐똥꽃
―양천공원 1
이팝꽃 지자 쥐똥꽃 폈다.
매연과 소음 속에서도 순서를 기다려 쥐똥꽃 또
은은히 폈다.
빛깔과 향기가 작년 것과 똑같았다.
눈물이 났다.
엄마
―우즈벡詩抄7
엄마는 어디 갔을까?
분꽃
채송화
맨드라미
칸나.
우리 엄마는 어디 갔을까?
분꽃
채송화
맨드라미
칸나.
윤효시집 『시월詩月』, 서정시학 서정시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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