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텀벙 식당
정혜영
수평선은 선 하나를 긋기 위해서 얼마나 속을 끓였던 것일까
맑고 시원하다, 물고기 곰치국 멀리 가라, 쓸모없음 버림받음 물 속 암초와 해초 일렁이는 파랑의 눈 먼 두 손 따라가는 무와 콩나물, 한 움큼 파와 소금
맑고 시원하다, 곰치국 한 그릇 지난 밤새 무리했던 것일까 쓸모 있으려고
6월은 모른다 바람 폭풍으로 돌아서는 잔잔한 달빛 사리를 가슴 높이 돌담 깨진 바위 구멍을
점점 갈매기 모여드는 수평선 너머를 귀 기울이면
텀벙, 어부들이 곰치나 아귀를 바다에 던지는 소리 어부들이 잡은 파도를 바다에 돌려주는
텀벙, 못생긴 물고기 눈빛 놓아주는 소리 멀리 가라, 쓸모없음 버림받음
물 텀 벙, 흔들리는 선 하나 식당을 차린 것 같다 버린 것들 모아
서울, 세계 시 엑스포 2025 기념 사화집 『빛의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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