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감정
김행숙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으르렁거리는 개 앞에 엎드려 착하지, 착하지, 하고 울먹이는 것이다
현기증이 감정처럼 울렁여서 흐느낌이 되는 것이다, 파도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사람은 사라지고 검은 튜브만 돌아온 모래사장에.......점점 흘려 쓰는 필기체처럼
몸을 눕히면, 서서히 등이 축축해지는 것이다
눈을 감지 않으면, 공중에서 굉음을 내는 것이 오늘의 첫번째 별인 듯이 짐작되는 것이다
눈을 감으면, 이제 눈을 감았다고 다독이는 것이다
그리고 2절과 같이 되돌아오는 것이다
계간『열린시학』2014년 봄호
'밤의 네 번째 서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2015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로로 / 김성호 (0) | 2015.01.02 |
---|---|
[스크랩] 2015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 비커의 샤머니즘/ 김민율 (0) | 2015.01.02 |
[스크랩] 모레의 큐브 (0) | 2014.12.22 |
[스크랩] 박남철의 「열병(熱病)」감상 / 박성준 (0) | 2014.12.14 |
[스크랩] 김행숙의 「목의 위치」감상 / 김정환 (0) | 2014.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