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가 끝나면 주황물고기

자각夢, 정채원

축제/정채원

Beyond 정채원 2018. 3. 20. 20:15

축제



온종일 망고를 생각하다

머리끝에서부터 조금씩 불이 붙기 시작한 사람


발은 조금씩 차가워지고

냉기는 발목을 타고 위로 위로


불붙은 머리 속에서

눈동자만 얼음사탕처럼 빛난다


유리처럼 투명한 내화벽을 몸 안에 세우고

불과 얼음은 서로를 노려본다


녹아 흐르는 내부

연기인지 수증기인지 모를 뿌연 풍경 속으로

노란 장화를 신고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이

어슴푸레,


망고!


얼레 줄은 이미 다 풀렸다




『시현실』201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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