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온종일 망고를 생각하다
머리끝에서부터 조금씩 불이 붙기 시작한 사람
발은 조금씩 차가워지고
냉기는 발목을 타고 위로 위로
불붙은 머리 속에서
눈동자만 얼음사탕처럼 빛난다
유리처럼 투명한 내화벽을 몸 안에 세우고
불과 얼음은 서로를 노려본다
녹아 흐르는 내부
연기인지 수증기인지 모를 뿌연 풍경 속으로
노란 장화를 신고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이
어슴푸레,
망고!
얼레 줄은 이미 다 풀렸다
『시현실』201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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