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시와함께』작품상 수상작
고래가 지나가는 마을
김윤
이월에
혹등고래가 지나가는 마을
고깃배들이 들어오는포구를 찾다가 길을 잃었다
택시를 타려고
큰길에 서 있는데
어둡고 남루한 남자가
전신주 옆에 서 있다
일부러 몇 걸음 떨어졌다
그 사람이 내 쪽으로 걸어왔다
부랑자일까
낯선 곳이라 겁이 났다
남자가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멀리 택시가 줄지어 서 있다
마을에 온 손님으로 나를 대한 거다
이월은 아직 멀었는데
혹등고래 한 마리가
대금 소리같이 길게 울었다
마음속 어떤 바다로 고래가 지나갔다
그 사람은
내 속의 캄캄한 부랑자를
쳐다봤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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