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5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 비커의 샤머니즘/ 김민율 2015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 비커의 샤머니즘/ 김민율 비커의 샤머니즘 김민율 굴러다니는 돌 하나 주워 주머니에 넣고 숭배한다 소원을 돌에게 말하고 우물에 던진다 대낮의 우물은 하늘을 번제하는 제단 저녁의 우물은 마력이 기거하는 당집 아이를 바쳤다는 소문에 이끼가 끼.. 밤의 네 번째 서랍 2015.01.02
저녁의 감정/김행숙 저녁의 감정 김행숙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으르렁거리는 개 앞에 엎드려 착하지, 착하지, 하고 울먹이는 것이다 현기증이 감정처럼 울렁여서 흐느낌이 되는 것이다, 파도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사람은 사라지고 검은 튜브만 돌아온 모래사장에.......점점 흘려 쓰는 필기체처럼 몸..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12.25
[스크랩] 모레의 큐브 모레의 큐브 정숙자 하루하루가 사각으로 이어진다 모서리에 가끔 햇빛이 고이기도 한다 하루하루는 내 몸에 붙어있지만 정작 그 하루하루의 색깔을 누가 돌려 맞추는지는 확실치 않다. 뚜두둑! 뼈 들이 틀어지면서 색깔이 어긋난다. 허어, 내 하루하루가 내 하루하루가 아니란 말인가? ..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12.22
[스크랩] 박남철의 「열병(熱病)」감상 / 박성준 박남철의 「열병(熱病)」감상 / 박성준 열병(熱病) 박남철(1953~2014) 우리는 견뎌내야 한다 우리는 견뎌내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우 리가 견뎌내야 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확인하는 일뿐이다 이제 불의 열차는 지나갔다 너는 지나갔다 고요하다 두 줄의 레일이 지평선 끝에..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12.14
[스크랩] 김행숙의 「목의 위치」감상 / 김정환 김행숙의 「목의 위치」감상 / 김정환 목의 위치 김행숙(1970∼ ) 기이하지 않습니까. 머리의 위치 또한, 목을 구부려 인사를 합니다. 목을 한껏 젖혀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당신에게 인사를 한 후 곧장 밤하늘이나 천장을 향했다면. 그것은 목의 한 가지 동선을 보여줄 뿐, 그리고 ..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12.11
[스크랩] 김혜순의「유령학교」감상 / 황병승 김혜순의「유령학교」감상 / 황병승 유령학교 김혜순(1955~ ) 나는 유령학교에 근무한다 이 동네에선 유령된 지 10년 지나면 자동으로 제도권 유령이 된다 나는 신참 유령들에게 수업을 한다 (이 일 때문에 도무지 잠적이란 불가능하다) 우선 머리에 책을 올리고 발을 땅에 대지 않고 걷는 ..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11.19
[스크랩] 프랙탈/ 안희연 프랙탈 안희연 1 아이들은 숲으로 간다 호주머니 속에 넣어둔 새는 까맣게 잊고 여기가 어디지 어디였지 새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다 2 아이들은 들여다보고 있다 왜 저 사람은 물속에서 잠을 자고 있지? 아이들은 긴 나뭇가지를 주워 와 물에 젖은 구두를 건진다 이 구두가 우리를 데려..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10.05
취한 새들/나희덕 취한 새들 청포도주 얼룩과 토사물들이 키와 갈고리에서 흩어지며 날 씻었다네 -아르튀르 랭보, 「취한 배」 멀지 않은 곳에서 어린 새들이 죽은 채 발견되었다 비둘기의 발걸음으로 다가와 까마귀의 날갯짓으로 끝이 나는 사건들 새의 떼죽음도 그런 사건들 중 하나 출근길의 교통사고..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09.22
[스크랩] 함민복의 「선천성 그리움」감상 / 고두현, 황병승 함민복의 「선천성 그리움」감상 / 고두현, 황병승 선천성 그리움 함민복(1962~ )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09.19
[스크랩] 김혜순의「유령학교」감상 / 황병승 김혜순의「유령학교」감상 / 황병승 유령학교 김혜순(1955~ ) 나는 유령학교에 근무한다 이 동네에선 유령된 지 10년 지나면 자동으로 제도권 유령이 된다 나는 신참 유령들에게 수업을 한다 (이 일 때문에 도무지 잠적이란 불가능하다) 우선 머리에 책을 올리고 발을 땅에 대지 않고 걷는 .. 밤의 네 번째 서랍 2014.09.12